
2.2리터 R엔진을 탑재한 K7 디젤 모델이 엔진오일 교체시기가 도래하여 입고되었습니다. 과거 디젤엔진은 진동가 소음이 크고 환경오염이 심해, 큰 힘이 필요하지만 휘발류로는 유류비가 감당이 안되는 다인승 SUV나 일부 효율 위주의 차량에서만 제한적으로 찾아 볼 수 있었는데요, 2005년도 부터 법이 개정되면서 일반 승용 모델에도 디젤 엔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도 기술적인 한계 및 사람들의 인식으로 인해 국내 메이커들은 니치모델 식으로 소형차에 효율을 강조하는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소극적으로 선보일 뿐 여전히 디젤엔진은 SUV가 대세였고, 고급 세그먼트에 디젤 엔진은 상상도 못하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도 초반 부터 독일 3사 수입세단들을 필두로 프리미엄 중형 세단에도 디젤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BMW520D, 아우디A6 그리고 벤츠 E220d가 있었구요. 그 당시 디젤엔진의 완성도가 한층 더 높아졌고 변속기가 다단화 되었는데, 이런 파워트레인의 조합이 방음과 방진대책이 비교적 우수한 프리미엄급 중형세단 정도에 탑재되니 소음 진동에 대한 큰 불편함이 예전처럼 없었고 오히려 경제성과 높은 토크에서 오는 주행감각이 돋보이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독일제 중형세단이라고 하면 보통 6기통에 2.5리터 이상의 고배기량 엔진 탑재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수요층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었는데요, 국민 배기량(?)인 2리터 디젤 엔진이 탑재된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해당 모델들을 구입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주변 눈치나(특히 회사원) 고급 수입차를 소유한다는 사치에 대한 죄책감을 상당 부분 덜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친환경 마케팅까지 가세해 오히려 실익을 챙기고 주변 눈치는 보지 않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얼리어답터 같은 이미지 까지 프레이밍 되어 젊어진 수요층들이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특히 배기량이 낮아져 세금이 저렴해지고 높은 연비와 싼 연료비로 유지비 까지 절감되었는데다, 그 때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이라 "디젤 = 연료절약, 경제성" 등의 키워드가 떠오르는 시절이었거든요.
또한 브랜드 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렸하고 선택권도 넓어, 스포티함은 BMW, 편안함은 벤츠, 안정성과 효율은 아우디, 이런식으로 니즈에 따라 입맛대로 고를 수 도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수입사들도 이런 수요를 감안하여 실속과 합리성 위주로 편의 사양을 구성하고 가격을 낮춰 수입 디젤 세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습니다.

현대 기아도 이런 디젤 세단 붐을 보고만 있지 않았는데요, 모델로 방황을 하다가 좀 많이 늦긴 했지만 2010년 중반부터 그랜저와 K7에도 디젤 모델이 출시 되었습니다. 기존에 폭스바겐 골프등을 간접적으로나마 견재 하던 I30/40나 소나타등 일부 중형 소형차나 SUV 위주이던 디젤엔진을 프리미엄급 차량에도 확대한 겁니다.
그래도 프리미엄 디젤 수입차 오너들의 니즈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막상 그들의 수요를 뺏어 오기 위해 세운 또 다른 전략 중 하니인 아슬란만 보더라도 얼마나 빗나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차라리 6기통 디젤 엔진을 플래그쉽인 DH나 에쿠스에 올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최근까지 S-class나 7시리즈 디젤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를 본다면 말이죠.
그리고 엎친데 겹친겪으로 당시 디젤게이트나 유류인상 등 여러 사건이 터지고 하이브리드가 본격화 되면서 현대 기아는 큰 재미를 못 보고 현재 디젤엔진을 모두 단종시켰습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본다면 그랜저나 K7 디젤은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특히 중고차로 구입한다면요. 일단 현대 기아차의 프리미엄 세단이 베이스인 만큼 기본적으로 방음이 괜찮습니다. 물론 휘발유 차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소음이나 진동 때문에 크게 불편한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오랫동안 개량되고 널리 사용되면서 성능과 내구성이 검증된 2.2 R엔진이 탑재되어 수입세단들에 비하면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수리나 유지보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연비에 더해 유지비 절감 측면에서는 탁월합니다. 즉, 편안함과 넓은 공간이 필요하면서도 경제성을 원하는 장거리 위주 운행패턴의 수요에는 이만한 차도 없습니다.

다시 엔진오일교환으로 돌아와서, 작업 전 기존 레벨부터 확인해 봅니다. 매우 양호합니다.

에어클리너도 교체해줍니다.

에어어답터를 삽입 후 차를 올려주고요.


서비스 커버를 탈거 후, 카트리지 타입의 오일필터를 제거하고 드레인볼트를 열어 엔진오일을 제거합니다.


자연 낙하 방식의 배출이 끝났으면 차 앞을 들고 에어를 살짝 열어 잔유배출에 들어 갑니다.

오일필터 캡은 세척 후 신품 카트리지와 오링을 조립해 준비해 주고요. 신품 프리드레인플러그 오링에도 신유를 발라줍니다.


토크렌치를 사용하여 정확한 잠금값으로 체결해 줍니다.


드레인볼트 와셔도 새걸로 바꿔서 토크렌치로 잠가 주고요.

배출된 엔진오일입니다. R엔진들은 배기량에 비해 충진양이 많은 편입니다.

준비한 엔진오일은 쉘 힐릭스 울트라 0W-30(SHELL HELIX ULTRA 0W-30)으로, 베이스유의 전부가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성분을 합성하여 생성하는 GTL유로 되어 있습니다. (MSDS상 CAS NO. 848301-69-9) 하지만 GTL기유의 추출기반이 되는 천연가스도 결국 광유를 정재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고순도 VHVI'라는 명칭이 붙기도 하지만 100% 합성유 맞습니다. 오히려 VHVI보다 순도가 높고 저온유동성이 개선된 보다 고가의 양질유임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분류법이 없어 일반적인 VHVI와 같이 3기유로 분리 됩니다. 하지만 사실 VHVI와 PAO사이, 어쩌면 PAO 쪽에 더 가깝다 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기유입니다. 추출 기법의 난이도나 비용도 일반적인 VHVI기유보다 더 높습니다.
예로 들자면, 순수한 바닷물을 원유라고 하고, 순수한 베이스 기유를 염분기가 없는 물이라고 가정했을 때, 광유로 불리는 2기유의 경우 바닷물을 필터로 걸렀다고 할 수 있고, 합성유인 3기유는 바닷물에 화학적 분해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이며, GTL은 바닷가 부근의 바다의 습한 기운을 먹은 공기를 액화시킨 후 그 액체를 3기유와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화학처리를 하여 순수한 물만 얻는 방식 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VHVI는 원유를 화학처리 하여 순수한 기유를 얻는 것이면, GTL은 천연가스를 변형 후 액화시켜 화확처리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화학처리는 Hydrocracking으로 두 기유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 됩니다. 즉, 수소화분해를 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VHVI는 원유를, GTL은 액화시킨 천연가스를 시발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 차이입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이 GTL기유가 생산되는 공장입니다. 규모가 장난이 아니죠?
GTL 기유는 카타르 석유공사와 쉘사가 협약을 맺고 GTL기유를 생산을 위해 만든 카타르에 위치한 대형 정유시설에서 생산됩니다. 연간생산량은 약 1백만 톤 정도로 바로 고난이도의 추출기법과 다단화 공정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합리적이게 됩니다.
참고로 GTL 생산공정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일단 원재료인 천연가스는 수분 및 기타 부유물 제거를 위해 필터를 지나는 일종의 전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천연가스는 탱크에 산소화 함께 주입되고, 고온으로 데워진 탱크 속에서 촉매제의 도움으로 산소와 천연가스의 메탄성분이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구성된 혼합 가스가 만들어 집니다. 이후 이 혼합가스는 여러 촉매제와 고온의 조합으로 긴 체인의 왁스 탄화수소와 수분으로 액화됩니다. 즉 오일과 물이 섞인 액체가 생성되는 거죠. 이 혼합물은 VHVI의 원유처리와 동일한 공법(Hydrocracking)으로 처리되어 순수한 기유를 얻게 됩니다.

물론 이와 같은 방식의 추출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현재는 원유에서 Hydrocraking 공법으로 추출되는 VHVI와 같은 3기유 합성유로 분류가 되긴 하지만, 사실 원재료가 원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VHVI로 보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실질적인 성상과 성능만 볼 때는 원유 증류과정에서 휘발유와 LPG 사이에서 나오는 나프타메틸렌 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PAO급이며 일부 특성은 PAO를 능가합니다.

섭씨 15도의 밀도는 838Kg/m3 로 왠만한 0W20 가솔린 전용 합성유 보다 묽습니다. 그리고 냉간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섭씨 40도씨 동점도 역시 58.70mm2/s 으로 보통의 5W30 합성유들 보다 묽은편입니다. 즉 높은 냉간유동성 및 시동성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첫 시동 이후 오일이 순환되는 속도가 빨라 엔진보호에 유리하며 유온상승도 빠를 것입니다. 하지만 열간 동점도는 섭씨 100도씨에서 11.9mm2/S로 일반적인 5W30 엔진오일들과 비슷한 수준이 됩니다. 즉, 열간동점도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초기 시동과 냉간운전에 유리한 냉간 동점도를 획기적으로 낮춰놓았습니다. 즉 냉간 때는 가볍게, 열간 시 보호가 필요할 때는 충분한 점도 유지력을 보여 주는 훌륭한 오일입니다. 점도지수도 무려 204가 나오며 열간안전성의 평가지표 중 하나가 되는 인화점도 226도로 어마무시 하며, -51도의 유동점 또한 이 엔진오일이 범상치 않음을 잘 보여 줍니다.
해당 오일의 가장 큰 장점은 GTL에서 오는 어마무시하게 높은 청정성과 우수한 윤할성능에서 오는 부드러움과 정숙함 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저온유동성으로 인해 요즘과 같이 기온이 낮은 계절에 특히 빛을 바랍니다. 단 교환 직 후 공회전 및 주행시 균일한 GTL입자 특성상 소음전달이 좀더 강조되는 현상이 일부 차종에서 보고된 바가 있으나, 절대적인 소음 수치의 증가 보다는 톤에 변화로 인해 소음이 더 두들어 지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인데, 누적키로수가 증가하면 이내 사라지는 문제인 만큼 큰 우려를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초고순도 기유인 만큼 높은 점염기가(10내외) 그리고 증발량도 매우 우수(6%대)하기 때문에 엔진의 청정성에 매우 유리하겠습니다. 오래도록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고, 이미 중고차 구입후 처음 주입해야 하는 클렌징 오일로써도 알만한 사람들 가운데 정평이 나있습니다. 뭐 VW504/507 공식인증이면 말 다했죠.
하지만, 청정성이 너무 높다보니, 주행거리가 좀 있는 차량에 처음 주입하는 경우 초반 1~3천 키로 동안에는 높은 청정성으로 인해 그간 제거되지 않았던 오염물들이 녹아나오며 엔진오일 캡에 찌꺼기가 다량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매우 좋은 작용입니다. 하지만 막상 오일의 퀄리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가품 당첨되었다고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경우도 있음).
이런 경우 통상 5천 키로 내외에 도달하면, 엔진에 붙어 있던 오염물들은 다 묻어(청정작용) 나와 엔진오일에 정상적으로 녹아들게 되어(분산작용) 더이상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GTL이나, 4기유 이상의 오일(에스터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청정성이 우수)로 바꿀 때는 플러싱을 하라는 말이 이런 특성 때문에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현대, 기아차 보넷을 열어보면, 에어크리너 덕트 입구에 이런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제조사인 현대차에서 쉘사의 엔진오일을 권장하는 내용입니다.

실제 현대 순정유도 고급라인에는 VHVI기반에 GTL기유가 일부 첨가되기도 하는 만큼 믿고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쉘은 윤활유 제조사, 그리고 Helix는 엔진오일 라인이며, ULTRA제품은 Helix 제품군의 플래그 쉽 라인입니다. 즉 해당제품은, 제조사가 권장하는 정확한 점도와 규격 그리고 브랜드의 합성유 중 최상급 라인의 제품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위의 표는 Wikipedia에서 정리한 전세계 기업의 2020년도 매출 규모에 따른 랭킹표 인데요(노란 하이라이트는 국가지분이 50% 이상인 국영기업), 쉘은 연간 매출규모 기준, 전세계 기업 랭킹 3위인 엄청난 기업입니다. 물론 매출이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겠지만, 기업규모를 가늠하는데 어느정도 참고는 할 수 있겠는데요, 참고로 동일(매출) 기준으로 애플이 11위, 삼성전자가 19위(하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더 높음)입니다. 국내에서는 좀 한다는 현대차 그룹은 50위 랭킹 밖에 있고요. 어쨌든 세계적인 윤활메이저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는 확실합니다. 물량이 뒷받침되는 이런 엄청난 규모의 경제가 없다면, 베이스유 전량을 GTL기유로 채우고 지금의 가격을 받는 건 어림도 없었을 겁니다.


신유를 주입하고 시동을 걸어 유온이 오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열간상태에 도달하면 시동을 끄고 수분 후 레벨을 확인합니다. 완벽합니다.


다시 시동을 건 뒤, 차량을 올려 드레인볼트와 필터 모두 누유나 특이사항 없음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다음 교체주기가 명시된 스티커 부착을 끝으로 출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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